‘사퇴’ 한목소리에도 의원들 미묘한 온도차
인종차별 녹취록 파문이 덮친 LA시의회 15명의 시의원 중 당사자들을 뺀 12명의 현직 시의원들은 케빈 드레온과 길 세디요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각자 처한 상황은 미묘하게 달라 주목된다. 임기 말 사퇴 압력을 받는 1지구(링컨 파크, 맥아더 파크, 에코 파크) 세디요는 2013년에 시의회에 입성했다. 올해 3선 도전을 했지만, 예선에 떨어졌다. 주 상하원을 두루 거쳐 인맥이 화려하지만 이제 정치 끝자락에 서게 됐다. 그는 처음엔 “대화한 기억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이후 “보닌 의원의 아들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막아서지 못해 죄송하다”고 해명했다. 2지구 폴 코커리언은 이번 기회로 시 의장직을 노리고 있다. 샌퍼낸도 밸리를 지역구로 한 그는 “이번 선거로 시장, 검사장 등이 모두 새롭게 선출되면서 시에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3지구 밥 블루먼필드는 리시다, 코노가 파크, 밸리 서부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2013년 입성한 그는 주 하원 출신이다. 데이비드 류를 물리치고 들어선 4지구의 신인 니디야 라만은 진보적 활동가 이미지가 강하다. 그는 사태 초기에 이들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5지구의 폴 코테즈는 벨에어, 행콕파크 등 평균 소득이 높은 곳이 지역구다. 2009년에 입성해 올해까지 3선을 마쳤으며 임기 제한에 따라 시 컨트롤러에 출마한 상태다. 6지구 누리 마르티네즈는 사실상 정치 생명이 종료됐다. 2017년에 입성한 7지구 모니카 로드리게스는 시의회의 세 번째 라틴계 여성이다. 파코이마, 선랜드 등 밸리 북쪽이 지역구이며, 마르티네즈의 사임 직후 “어렵지만 바른 선택을 해준 그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2015년에 입성한 8지구 마르키스 해리스-도슨은 배스 의원이 주도한 커뮤니티 코올리션에 2004년에 회장으로 일했다. 흑인 커뮤니티 일에 매우 민감하게 일해온 인물. 유달리 연일 트위터 등을 통해 두 의원의 사퇴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사우스 LA가 지역구인 9지구 커런 프라이스는 주 상하원을 두루 거진 거물이다. 이번 사태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표현하며 강한 반발감을 표시했다. 한인타운이 포함된 10지구의 대행인 헤더 허트 역시 사퇴를 주장했지만, 상황은 미묘하다. 노동계 리더 론 헤레라는 허트의 임명 직전에 “그가 리들리-토마스를 대체할 것이라면 반드시 마르티네즈, 세디요를 지지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마르티네즈가 허트를 인준했다. 하지만 이런 앞뒤 정황에 대해 그는 전혀 옳지 않다고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2013년 입성한 11지구 마이크 보닌은 이번 선거에서 재선에 나서지 않았다. 최대의 피해자이지만 그가 남긴 시의회 연설은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아 향후 행보에 넓은 문을 열었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노스리지가 지역구인 12지구 존 이는 2019년에 입성해 2년 후 선거가 있다. 사퇴 요구에 동참한 것 이외에 특별히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는 않다. 다운타운 인근을 대표하는 13지구 미치 오페럴은 이번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며 ‘시의장 대행’이라는 타이틀로 카메라 앞에 자주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본선에서 그에게 막강한 도전자가 되는 소토-마르티네즈는 론 헤레라의 심복에 가까운 인물. 가장 크고 선명한 목소리로 사태 국면을 해결하며 리더십을 재확인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한다. 14지구 케빈 드레온은 주 상원 의장까지 지낸 인물로 2020년에 시의회에 입성해 올해 시장 선거 예선에 출마한 바 있으나 3위로 낙선했다. 라틴계에서는 매우 선명성 강한 위치에 있지만 이번 일로 나락에 빠졌다. 샌 페드로와 와츠 지역을 대표하는 15지구 조 부스카이노는 올해 재선 대신 시장 선거 예선에 나섰다가 막판에 카루소를 지지하며 낙마했다. 마르티네즈의 의장직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 이후에는 현재 침묵하고 있다. 최인성 기자한목소리 온도차 사퇴 압력 8지구 마르키스 7지구 모니카